친구에게    - 詩人: 이해인


부를 때마다 내 가슴에서 별이 되는 이름
존재 자체로 내게 기쁨을 주는 친구야

오늘은 산숲의 아침 향기를 뿜어내며
뚜벅뚜벅 걸어와서 내 안에
한 그루 나무로 서는 그리운 친구야
때로는 저녁노을 안고
조용히 흘러가는 강으로
내 안에 들어와서
나의 메마름을 적셔 주는 친구야

어쩌다 가끔은 할말을 감추어 둔
한 줄기 바람이 되어
내 안에서 기침을 계속하는
보고 싶은 친구야
보고 싶다는 말 속에 들어 있는
그리움과 설레임
파도로 출렁이는 내 푸른 기도를
선물로 받아 주겠니? 
  
늘 받기만 해서 미안하다고 말할 때
빙긋 웃으며 내 손을 잡아 주던
따뜻한 친구야
너에게 하고 싶은 말들이 모였다가 
어느 날은 한 편의 시가 되고
노래가 되나 보다 

때로는 하찮은 일로 너를 오해하는
나의 터무니없는 옹졸함을
나의 이기심과 허영심과 약점들을
비난보다는 이해의 눈길로 감싸 안는 친구야
하지만 꼭 필요할 땐
눈물나도록 아픈 충고를 아끼지 않는
진실한 친구야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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친구야...
네가 너무 바빠 하늘을 볼 수 없을 때
나는 잠시 네 가슴에 내려앉아 하늘 냄새를 파닥이는 작은 새가 되고 싶다.
사는 일의 무게로 네가 기쁨을 잃었을 때
나는 잠시 너의 창가에 앉아 노랫소리로 훼방을 놓는 고운 새가 되고 싶다.